언젠가 과거 2013년 7월 3일은 축구가 뭔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던 우스꽝스러운 날이었다고 회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과연 잃은 것은 무엇이고 얻은 것은 무엇인지 트위터로 시작해 U-20 축구로 끝난 7월 3일 한국 축구를 되돌아 본다.
결국 승리한 것은 기자였다. |
이 기사하나로 수많은 기사들이 연달아 나왔다. 글자 하나에 의미를 담은 정성스러운 또 다른 파생 기사가 나오면서 점점 진실은 어디에도 없어지고 뜬소문만 가득하게 됐다. 평소에는 찾기 힘든 고품격 기사로 무더운 여름을 아침부터 뜨겁게 보내게 만들어줬다.
스테보와 최은성이 보여준 흐믓한 장면
그 기사가 나온지 12시간 후에는 화가 나야할 것이 흐믓하게 만든 장면이 나왔다.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수원과 대전과의 경기에서 수원의 스테보는 대전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떠나게 됐다. 선발로 나와 1골 1도움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스테보는 후반에 교체된 후 서포터석으로 가 자신을 응원해준 사람들과 어울려 아쉽움을 달랬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 경기장을 찾고 떠났지만 이런 장면을 찾기 어려웠던 것을 상기하면 슬프면서도 흐믓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같은 시각 전북과 성남의 경기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장면이 나왔다. 이동국이 상대편에게 준다고 찬 공이 공교롭게도 골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꾼 것이 최은성의 자책골이다. 의도치 않게 얻은 골이었기에 넓은 마음으로 스스로 실점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축구를 전쟁터라고 비교하지만 전쟁터에서 피어난 훈훈한 장면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U-20 월드컵 대표팀. 8강 진출
다음날 새벽 3시에 시작된 U-20 월드컵 8강 콜롬비아와의 경기는 3시간에 걸친 열전끝에 승부차기로 이겼다.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콜롬비아를 상대로 슈팅수 22 대 6, 유효슈팅수 13 대 2라는 엄청난 차이에도 결국 선수들의 침착하게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선을 다해 승리는 박수받을 만했다.
최강희 감독과 기성용, 윤석영의 트위터. 스테보가 팬들을 위해 보여준 장면. 최은성의 페어플레이 정신. U-20 대표팀의 끈기있는 축구. 7월 3일 축구에서 일어난 일들은 축구가 뭔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해와 이해, 열정이 뒤섞였던 스펙터클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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