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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의 아시아 전략과 K리그의 방향 - 두번째

by 차삐라 201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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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J리그의 동남아시아 선수 영입

  6-4-1. 주요 동남아시아 선수

국내 팬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 선수의 영입은 이미 J리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제도적으로 J리그 1,2부 팀들은 J리그와 제휴를 맺은 동남아시아 리그의 선수들을 1명 더 영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아시아쿼터제를 이용하면 동남아시아 선수는 최대 2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그 중 베트남 축구 영웅이라 불리는 레콩빈의 J리그 이적에 대한 이슈가 가장 뜨겁다.

레콩빈 (Lê Công Vinh)

19851210일생 / FW / 현소속 :콘사도레삿포로(임대)

2004 프로입단(송람게안) / 2008 노이T&T(당시 최고 이적료)

2009 레이숑이스 SC로 임대(포르투갈), 포르투갈 1부리그 첫 베트남 선수,컵대회 득점

2013.7.22. 콘사도레삿포로 임대

8.21 공식데뷔, 첫도움 (에히메전) / 9.27 일왕배 2회전 첫선발, 득점

9.22 J2리그 첫 선발, 첫 득점, 첫 퇴장 (나가사키전)

대표경력

2011 U-20 / 2003 U-23 / 2004 성인대표

개인타이틀 - 골든볼 :3(2004,2006,2007) 실버볼 : 1(2005) 브론즈볼 : 1(2008)

 

베트남에 레콩빈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앤딕베르만사가 있다. 인도네시아의 메시라 불리는 그는 반포레코후 연습에 참가해 연습경기에서 득점도 했다. 앤딕베르만사는 1991년생으로 각 연령대 대표 경력에 2012년부터 성인대표로도 선발됐다. 106일부터 10일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관심은 대단했다. 인도네시아는 24천만명의 인구에 페이스북 보급률에 있어서도 세계 4(20131)로 정보 확산 면에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1218일에는 삿포로에 두명의 20세이하 대표선수 두명이 연습경기에 참가했고, 내년에 시작되는 J3에 참가하는 FC류큐에는 말레이시아 선수인 완자크하이칼과 나지루 나임 2명이 있다.

 

[앤딕베르만사를 환영하는 모습(좌), 연습경기장을 찾은 인도네시아인들(우)]

 

   6-4-2. 효과

삿포로가 레콩빈을 영입하면서 얻은 이익이 상당하다. 일본과 베트남 언론의 관심이 커져 , 레콩빈이 떠나는 공항에서 지역TV가 특별 생방송을 할 정도였다. 또한 연일 레콩빈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고, 그로인해 기존 J1리그만 방송되던 것이 J2경기까지 중계하게 됐다. 이어 1117일 키후전은 베트남 호치민시 공원에서 일본-베트남 우호40주년 기념으로 이벤트로 퍼블릭뷰잉이 개최되기도 했다. 또한 베트남 최대 일간지인 Tuổi Trẻ는 한면을 통째로 퍼블릭뷰잉과 레콩빈에 대해 언급했다.

 

[특별수뇌회의에 참석한 레콩빈(왼쪽). 퍼블릭뷰잉을 하고 있는 모습(가운데)과 이것을 전하는 신문(오른쪽)]

 

레콩빈의 이적은 베트남과 외교에서도 이용됐다. 지난 102013 APEC에서 일본 아베총리는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삿포로에서 레콩빈이 활약하고 있고, 베트남과 스포츠교류를 더 진행해나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12월에 있었던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특별수뇌회의에 아베총리의 요청으로 레콩빈이 참석해 축구가 얼마나 외교에 큰 영향을 끼칠수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시켰다 

또한 이런 모습은 클럽과 리그를 넘어 연고지와 일본으로까지 확대된다. 삿포로와 코후에 대한 정보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소개되면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가게 된다. 자연환경과 지역 특산물 등의 소개는 일본 관광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고, ‘베트남위크와 같은 이벤트도 생겨 날거라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클럽은 스폰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삿포로가 레콩빈을 영입하자 얼마 남지 않은 시즌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4개의 스폰서로부터 지원을 받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일본 기업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당 기업의 인지도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일본의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나카나히데토시가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뛰었는데 그때까지 일본인 대부분은 페루자를 몰랐고, 유니폼에 붙어있는 기업이름도 몰랐다. 하지만 이후 페루자와 스폰서 기업까지 알게 되면서 클럽과 스폰서, 연고지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어졌다.

 

 6-5. 스태프

J리그와 파트너십 협정을 맺은 5개 리그에서 협정 내용대로 진행되고 있다. J리그 클럽의 해외 캠프를 동남아시아에 하는가 한편, 현지 클럽 팀과 친선 경기도 하며, 축구 클리닉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40여명의 일본 선수와 지도자, 스태프 등이 동남아시아 클럽과 대표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카토요시오(이하 카토). 카토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골키퍼 코치를 담당했고, 이후 오랜 인연이었던 태국 촌부리FC의 감독의 제안으로 촌부리에서 골키퍼 코치로 있으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태국 대표팀 골키퍼 코치로 부임하게 됐다.

 [촌부리의 오구라아츠오]

 

클럽 직원으로는 오구라아츠오(이하 오구라)를 들 수 있다. 오구라는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2012 6월 퇴임)이자 명예회장(2012 6월 취임)인 오구라준지의 장남으로 2012년부터 태국 촌부리에서 영업 겸 광고 담당을 하고 있다. 일본 축구협회장 아들이 외국인 태국 축구 클럽에 있다는 것은 우연일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7. 태국을 잡고 싶은 아시아 전략

동남아시아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데리고 갈 거라 생각했던 것이 태국 선수였다. 태국은 다른 리그에 비해 축구 시장이 크고, 리그 자체도 수준이 높다. 그러나 태국의 좋은 선수의 경우 연봉이 비싼 편이다. 조건이 아주 좋다면 가려하지만, 아직까지 J리그 클럽에서 그걸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태국 선수도 같은 조건이라면 태국에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고 야심적인 베트남 리그에서 눈을 돌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J리그가 눈독들이고 있는 태국의 주요 선수에는 태국 대표팀의 에이스인 티라실당다(1988년생. SCG무앙통유나이티드)가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AT마드리드와 자주 언급되는 이 선수가 J리그로 간다면 레콩빈 이상이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한 태국 메시라 불리는 19살에 대표팀에 뽑힌 차나팁송크라신 (1993년생.BEC테로사사나FC)은 제휴 클럽인 115일에서 11일까지 시미즈에스펄스의 연습에 참가했고, 시티초크타나시나(1991년생.방콩FC)도 눈여겨 보고 있다.

 

8. 수치화로 스폰서의 신뢰를 얻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태국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는 J리그에서 자금력이 있는 곳에서도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데리고 오기위해 기업 스폰서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선뜻 나서서 자금을 대주는 곳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기업들에게 동남아시아 선수를 데려오면 얼마나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설득시킬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레콤퓨사와 계약을 했다. 레퓨콤사는 광고가치를 환산하는 데이터 회사로서 예를 들면 레콩빈의 이적 이전의 베트남에서 J리그 가치와 이적 이후의 가치를 비교해 보여주는 형식이다. 숫자로 나온 결과를 가지고 여러 스폰서를 유치하거나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9. K리그와 동남 아시아의 선수들

K리그에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선수들이 와 그들의 존재감을 알렸는가 하면, 소리없이 떠난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에 쉽게 볼 수 있는 아시아 지역 출신의 선수들도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유독 동남아시아 지역의 선수들은 오지 못하고 있다. 과거 1984부터 1986년까지 럭키금성에서 뛰었던 태국 국적의 피아퐁이 유일하다. 거의 20년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동남아시아 선수들을 이제는 그들을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반면 상당수의 국내 선수들이 동남아시아의 각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K리그 출신의 선수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나 대학 출신 등 무명인 선수들도 태국과 베트남, 싱가폴 등으로 건너가 한국 축구를 알리고 있다.

 

[2012년 일본축구방송에서 싱가폴 U-17 대표선수가 인터뷰한 모습]

 

 10. 동남 아시아 선수를 데려 올 수 있나

동남 아시아 선수들을 데려오는 걸 주춤거리는 이유는 실력과 몸값에서 서로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도 충분히 K리그에서 뛸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쉽사리 이적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J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다. 실력 대비 몸값이 비싸다는 논리의 K리그 각 팀들이 자국 내에서 톱클래스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상당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는 선수의 의견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K리그에서 동남 아시아의 톱클래스 선수들에게 눈독을 들인다고 해서 그들이 흔쾌히 OK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력과 몸값을 제대로 인정해 줘도 오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K리그가 세계 톱리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선수들에게도 최고 지향점은 유럽 빅리그의 빅클럽이지 K리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클럽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어딜가나 똑같다. 그런걸 파악한 J리그가 추진하고 있는 것이 J리그를 아시아 최고 리그로 만들고, 그 이미지를 그들에게 인식시키려는 것이다. K리그도 그런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하지만 실정은 J리그보다 좋지 않다.

 

 11. 무엇을 어필해야 하나.

그들을 데려올 수 없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오고 싶어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J리그가 현재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정면 돌파가 되지 않으면 측면을 활용하듯이 K리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그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J리그가 하고 있는 것들을 K리그가 못할 리가 없다. 물론 그렇게 간단히 할 수 없다는 건 J리그가 이미 보여주고 있다. J리가 이미 겪었던 착오를 K리그가 분석해 5년이나 걸렸던 J리그의 아시아 전략을 3년만에 혹은 더 빠르게 해낼 수 있다. 또한 J리그가 해왔던 대로 한다면 그건 J리그가 이미 예상하고 있던 범위 내에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예상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한다. 5년 연속 결승 진출에 3번의 우승을 한 AFC챔피언스리그는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건 J리그가 K리그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것이며, 동남아시아 리그부터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파타야유나이티드와 부산(좌), BBCU FC에게 홍보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는 FC안양 (우)]

 

또한 K리그 팀들이 동남아시아 리그 또는 팀들과 원만한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 태국과 관계를 예를 들면, 부산은 이미 작년 초에 태국 전지훈련에서 파타야유나이티드와 자매결연을 맺었고, 10월에는 태국축구협회 소속 16세 이하 청소년 대표선수들이 서울의 U-18팀인 오산고등학교에서 팀 훈련을 같이 하기도 했다. 또한, 안양은 지난 12월에 한국을 찾은 태국의 BBCU FC에게 홍보마케팅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큰 저항없이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K리그 팀들이 동남아시아 리그로부터 뭔가를 얻는데 연맹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힘에 부쳐 보인다. 연맹의 직접적인 지원이 어려운 만큼 다른 관계 기관과 협력을 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은행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최근 산업은행이 태국시장에 15년만에 진출하게 됐다. 15년 전만해도 한국계 금융회사들이 많이 있었지만 외환위기로 태국에서 철수하게 됐다.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철수하자 태국 정부가 괘씸죄로 한국계 은행들의 재진출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산업은행의 재진출을 기점으로 다른 은행들도 지켜보고 있다. K리그에는 은행을 스폰서로 유니폼에 새겨넣은 팀들이 있다. 2013년 경우 인천은 신한은행, 부산은 부산은행, 대구는 대구은행이 그렇다. 만약 태국에 K리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면 정부와 금융업계,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팀들이 연계해 서로 머리를 맞대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동남 아시아 선수를 영입은 K리그를 발전시킬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하려면 철저한 분석과 계획 그리고 실행이 이어져야한다. 또한 얻고 잃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한다. 무엇보다 K리그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J리그의 아시아 전략과 K리그의 방향 -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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